, 이 뼈아픈 역사가 우리에게 민낯으로 알려진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민 30만 전체를 희생시켜도 무방하다는 명령과 무자비한 총살로 제주라는 섬에 갇혀 힘없이 목숨을 잃어가던 그들은 다수가 일상을 꾸려나가던 민간인이었습니다. 역사 속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의 신랄한 글이 재미있게 읽히지만 큰 여운을 남깁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대적 배경으로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그런데 장례식장에서 만난 조문객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우리 현대사의 이데올로기에 관해 말하는 건가 싶지만 이 소설은 어떤 색깔보다는 그저 저마다의 삶을 꾸려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