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행복한 만남이 있는 곳 진천군립도서관입니다.
오손도손 가족이 모여 사는 아담한 집으로의 초대장- 보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마음… 情으로 건너가다 “드디어 둘이 만났다.” 이 말은 윤희순 시인의 첫 동시집 『드디어 셋이 만났다』(가문비어린이, 2016)를 페러디한 말이다. 이번 동시집도 첫 동시집에 이은 시인 모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집이다. 엄마는 글을 쓰고 시인의 딸은 그림을 그린 훈훈한 작업물인 것이다. 2007년 《대구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선보인 첫 동시집인 『드디어 셋이 만났다』 는 자연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과의 만남을 주로 노래했다면 이번 동시집에서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더해 보다 가까이 있는 어쩔 수 없이 타자이면서도 타자가 아닌 가족과 아이들에 대한 살뜰한 마음들을 담았다. 등단 후 눈높이아동문학대전 대상을 거머쥐기도 한 시인은 5년 만에 두 번째 동시집을 내놓으면서 조용한 가운데 시인만의 행보를 멈추지 않았음을 독자들에게 보고하고 있다. 시인은 바람이 오는 것을 맨 먼저 보고 그 존재함을 알아채고 곁에 맴돌던 바람을 놓아주면서 ‘땡그랑’ 작은 소리로 울어주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가파른 절벽을 마주하는 때가 온다. 하지만 마주한 거기, 미약하고 애처로운 적디 적은 양의 흙에라도 뿌리내리고 미끄러지는 빗물과 스쳐 지나는 바람을 간절하게 붙잡기 위한 몸부림을 할 때가 많다. 거미줄에 걸려 흔들리듯 위태로운 순간에도 가족이라는 끈이 있어서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모든 것들을 맑게 비추어내는 호수 같은 넉넉함으로 주위의 것들에 마음을 열어 놓고 있다. 시인의 오감을 통과한 많은 순간들이 그대로 시인의 가슴 속 호수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윤희순 시인은 대체로 조용하다. 하지만 조용한 가운데 자신의 심연에 집중하고 둘레를 둘러보는 시선들은 멈춤이 없다. 그러므로 오래된 집에 햇살이 비치고, 그 시간이 멈춘 집에 제비집 하나 소리가 들리고 거기다 더해 제비꽃이 피어나기도 하는 것일 테다. 시를 쓰는 일은 어찌보면 삶에 대한 약속이다. 이런 약속은 변하면 안 되니까, 이런 약속은 언제 다시 꺼내 보더라도 그대로여야 하기에 신선한 냉동실(「약속은 냉동실에」)에 보관하여야 한다. 소중한 약속은 수박하고(「과일 말」) 싶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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