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행복한 만남이 있는 곳 진천군립도서관입니다.
유한한 지상에서의 모든 의미 있는 순간에 대한 전혀 센티멘털하지 않은 송가! 연극 《대학살의 신》, 《아트》의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첫 소설집 『함머클라비어』. 다양한 주제와 등장인물들을 갖고 있는 44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이고 배우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과 주변의 인물들을 관찰하고 바라보며 일상의 삶 속에 포진된 체념의 결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그 시선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해, 인생의 덧없음과 희망에 대해, 잊힌 이들의 슬픔에 대해, 절실하고 간곡하게, 때로는 지극히 프랑스적인 유머를 섞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44개의 짧은 자전적인 일인칭 시점의 이야기들은 연대순이나 주제로 분류되지 않고 무심하게 흐트러져 있는 듯이 보이지만, 시간의 무상성과 절대성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내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시간의 강을 붙잡을 수 있는가. 어느 때를 기준으로 사태나 사물의 가치, 언어의 가치를 평가할 것인가. 시간 속에서만 빛나는 가치들이 있지 않은가. 시간 한가운데서 사는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 이처럼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사뮈엘 베케트를 연상시키는 깊이를 숨긴 단순한 문장들로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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