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행복한 만남이 있는 곳 진천군립도서관입니다.
아홉 식구 대가족의 겨울밤 ‘이’ 잡는 이야기 60년대 혹은 70년대 시골, 도시의 변두리는 농가들이 많았다. 가을 추수를 마치면 서서히 농한기에 들어선다. 초겨울이면 북풍한설이 몰아치고 해도 짧아져 바깥 활동이 줄어들지만 딱히 집에서 별로 할 것이 없다. 지금처럼 즐길거리가 많지 않았고, 가족들은 오로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해 무료한 시간을 보냈던 시절이다. 이도 모든 집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텔레비전은 비교적 귀한 물건이었다. 그런데, 겨울밤이면 집집마다 행사처럼 치르던 일이 있었으니 바로 이잡기다. 기생충의 하나인 ‘이’란 놈에게 얼마나 모질게 시달렸던지 당시에 사람들은 이를 쇠심줄같다고 했다. 사람들을 괴롭히던 기생충은 이뿐 만은 아니다. 몸과 머리에는 이가 득실거렸고, 뱃속에서는 회충이며 촌충, 십이지장충이 우글거렸다. 그야말로 사람들은 안팎으로 기생충에 시달리던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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