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행복한 만남이 있는 곳 진천군립도서관입니다.
작은 토끼가 산책을 갑니다. 고슴도치가 토끼에게 물어요. “대체 넌 누구야?” “토끼라고? 아닌 것 같은데.” 토끼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킥킥대고 수군대는 다람쥐, 토끼를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는 고양이. 기분이 이상해진 토끼는 즐겨 찾던 호수에 가서 자기 모습을 비춰 보다 깨닫습니다. ‘아! 세상에, 난 코가 없는 거야!’ 지금까지 코 없이 잘만 살아왔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낯설고 이상하고 불완전하게 느껴집니다. ‘안 돼. 코 없는 모습은 절대 안 돼.’ 코를 대신할 것을 찾아보지만 어느 것 하나 토끼의 마음에 들지도, 토끼와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토끼는 자신에게 없는 ‘코’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면서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닙니다. 그러다 걸음을 멈추고 풀밭에 몸을 누인 토끼는, 문득 느끼게 됩니다. 얼굴 가득 떨어지는 햇살과 등 아래 풀과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를요. 그렇게 자연에 몸을 맡기고 ‘아, 정말 좋다.’고 느끼는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줄거리] “난 지금 이대로도 좋아요. 코가 없어도요.” 토끼를 발견한 아이는 말합니다. 코 없이 이대로 좋다고, 충분하다고, 나의 토끼라고, 둘도 없는 친구라고 말하며 토끼를 소중하게 안아 주는 존재. 모두가 불완전함을 불안해하는 이 세상에서,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고 사랑해 주는 존재는 나를 단단히 지탱하는 뿌리이자 존중이 되고, 나의 자신감이 됩니다. 토끼는 더 이상 코를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아이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수군대도, 토끼에게는 언제나 코 없는 토끼에게 입 맞춰 주고 안아 주는 여자아이가 있으니까요. 우리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임을 긍정한다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진실, 그건 바로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완벽한 존재란 없습니다. 좀 더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할 뿐이지요. 지나치게 완벽에 집착하는 사람은 완벽을 강요하거나, 자신 외의 다른 사람까지 괴롭힐 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모두 다르고 특별한 이유는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함’ 덕분인데 말이지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는 나무가 아닌 진짜 코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때로 콧대를 높이기도 하고, 상대방의 코를 눌러 줬다고도 하고, 코가 납작해졌다고도 표현하지요. 생물의 얼굴에서 가장 튀어나온 기관인 코는 존재의 정체성이자 독립성, 자존감을 표현하는 상징입니다. 〈코 없는 토끼〉에서 토끼가 갖고 있지 않은 ‘코’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결핍’과 ‘불완전함’에 대한 은유입니다. 그러나 코 없는 토끼를 이 세상 하나뿐인 토끼로 만들어 준 여자아이 덕분에 마지막 장의 토끼는 은방울꽃에 코를 대고 행복한 표정을 짓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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